지난 1월, 맨체스터 유나이티드(이하 맨유)와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열린 올드 트라포드의 푸른 그라운드 위에 한 동양인이 올라섰다. 한 손에 바이올린을 들고 있던 그녀는 순식간에 7만 관중의 호흡을 멈추게 했다.
바로 한국보다 유럽에서 더 유명한, 세계적인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제니 배(한국명 배영란)였다. 하프타임을 빌어 단 한 곡을 연주했지만, 그녀가 올드 트라포드에 남긴 첫 인상은 강렬했고, 맨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.
그녀가 맨유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우연에서 출발한다. 한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맨유의 팬임을 밝힌 것이 인연이 되어 올드 트라포드에서 연주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. 물론 2000년 루치아노 파바로티와의 협연, 2006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회의 등에서 연주를 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그녀였지만, 올드 트라포드는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색다른 무대였다.
“평소에 너무 좋아하는 맨유의 홈 구장, ‘꿈의 극장’에서 연주를 한다는게 너무 기뻤어요. 정말 모든 힘을 쏟아 연주를 했는데,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”